신사임당

<후세에 미친 영향>

효(孝)의 정신

백행(百行)의 근본이라고 하는 효의 사상을 몸소 실천하여 가르쳤으니 사임당은 “내 부모를 먼저 섬기라”고 하였고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천륜(天倫)의 사이라고 했다.

그러기에 부모는 목숨을 던져서라도 자식을 사랑한다고 했다. 또한 사임당은 자녀교육에서 특히 효에 관하여는 매우 엄격했던 것으로 전하니, 가르침을 받은 것은 반드시 행실로써 실행하도록 했다. 이는 오늘날 자녀 교육에 힘쓰고 있는 우리 어머니들이 새겨두고 되돌아 볼 일이다.

형제우애(兄弟友愛)의 정신

“형우(兄友) 제공(弟恭)하면 이이(怡怡)하리라.” 즉 “형 된 자가 아우를 우애로써 대하고 아우 된 자가 형을 공손하게 공경하면 즐겁고 기쁨이 넘칠 것이다”라는 뜻이다.

이는『논어(論語)』의 <자로편(子路扁)>에 나오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사임당은 7남매가 서로 우애를 지킬 것을 가르쳤다.

율곡이『자경문(自警文)』에서

“가족이 감화되지 않음은 필시 내 성의가 부족한 때문이라 생각하여 더욱 정성을 다해야된다.”(一家之人 不化 只是誠意未盡)고 한 것을 보아도 사임당의 자녀인 7남매가 우애를 위해 얼마나 서로를 존중하며 아끼고, 매사에 흉허물을 일깨워 바로잡아줌에 있어 남의 허물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탓으로 돌려 따스한 정을 나누었던가를 알 수 있다.

또 율곡이『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도 “형제는 부모님으로부터 힘께 몸을 물려받았다. 따라서 모두 한 몸이다. 때문에 너, 나라고 서로 간격을 두어서는 아니 된다. 의식주도 네것 내것이 따로 없고 모두 함께 하여야 한다.”고 적은 것에서도 형제 우애를 중요시 여긴 사임당의 가르침을 느낄 수 있다.

뜻(志)을 세우는 정신

예로부터 성현들은 뜻을 세우는 입지(立志)를 강조했다.

사임당 또한 자녀들에게 “뜻을 품은 자는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가르치고 “모든 일이 뜻을 세우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교육했고 “뜻이 있는 자에게만이 학문이 탄생되고, 덕이 탄생되고, 공(功)이 탄생된다.”고 가르쳤다.

『논어』의 <지어도(志於道)>에 “사람이 뜻을 두되 도(道)에 두어야 한다”고 했으니 “뜻이란 마음에 향하는 소지(所之)를 말한다. 또한 도(道)는 인륜과 일용(日用) 사이에서 마땅히 사람이 행해야 할 소행(所行)을 말한다.

따라서 그것을 알고 마음에 지니면 반드시 그를 향하는 일이 바를 것이며 다른 길로 흔들리고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를 배운 율곡이『자경문』과『격몽요결』에서 입지(立志)를 강조했으되 “먼저 뜻을 세워 성인(聖人)을 거울처럼 목표로 삼고 털끝만치라도 성인에게 미치지 못하면 내 일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한 것을 보면 사임당이 가르친 입지(立志)의 정도(正道)를 알 수 있다.

부부(夫婦)간의 정신

공자는 “부부지간은 마땅히 서로 예경(禮敬)하라”고 가르쳤다. 서로 예로써 대하여 공경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아내된 자는 현모양처(賢母良妻)되기를 힘쓰라고 가르쳤다.

사임당은 태임을 본받아 배우는 현명한 어머니 그리고 효성스럽고 착하고 덕성 있는 아내를 이상으로 삼고 일생을 살았다.

부부간에는 마땅히 서로가 예(禮)와 경(敬)을 숭상하고 실행하여 우리들의 이상인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임당이 자신보다 인품이나 학문이 낮은 남편을 극진히 내조하지 않았고, 난처한 처지에서도 남편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고 교만한 몸가짐으로 남편을 박대했던 들 오늘날 사임당이 우리의 사표(師表)가 되었겠는가?

모든 교육의 기본은 가정이요, 가정의 기둥은 부부라고 한다면 당연히 부권(父權)이 확고해야 할 것이요, 그 부권은 아버지 스스로가 제자리를 찾는 것이 근본이거니와 아내된 사람도 남편의 부권을 지키는 데 내조를 하여야 아내 스스로가 행복하며 훌륭한 자녀를 양육하는 기품 있는 가문을 이룩할 수 있다는 천리(天理)를 알아야 할 것이다.

성실(誠實), 신의(信義)의 정신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란 옛말이 있다. 사람이 무슨 일이건 정성을 다해 성실하게 행하면 하늘도 감동하여 도와준다는 뜻이다.

세상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일생을 살아간다. 사임당은 자손들에게 “참되고 진실되게 부모, 형제, 부부, 친척, 이웃들과 살아가야 한다.”고 가르쳤다. 또한 “사람이 인간관계가 성실치 못하면 곧 불신을 당하여 배척을 당할 것이요, 배척을 당하면 곧 불행의 시작이니 성실과 진실로써 남과 사귀면 반드시 신임을 얻어 그에 대한 보답이 돌아온다.”라고 가르쳤다.

성실과 신의는 남에게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먼저 요구되는 덕목(德目)이다. 분명히 성실과 신의가 옳은 길일진대 불신을 받는 일들로 해서 곤경에 빠진 경우를 보면서 다시금 사임당이 자녀들에게 가르친 성실, 신의의 정신이 얼마나 올바른 길인가를 깨닫게 된다.

오늘날 신사임당은 시, 그림, 글씨에 능한 예술인으로서, 율곡과 같은 대학자를 길러낸 훌륭한 어머니로, 부모에게 효행을 다한 자식으로, 남편을 성심껏 내조한 아내로서 우리 모두의 추앙을 받고 있다.

또한 현대적 의미로는 조선왕조가 요구하는 유교적 여성상에 만족하지 않고 독립된 인간으로서의 생활을 스스로 개척한 여성이라 할 수 있다.

일찍이 사화의 극심한 혼란기라는 시대상황과 청빈한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비전 신념으로 내일을 준비한 앞서가는 여성이었던 신사임당이야말로 다가오는 21세기의 여성상임을 확신하게 된다.

이처럼 오늘 우리가 본받아 배워야 할 신사임당은 결코 높고, 멀리, 아득한 곳에 계신 분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고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어머니, 그리고 우리 딸들 모두가 바로 사임당이요, 사임당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지나간 시대의 구습 가운데 버려야 할 것은 버려야 하되, 본받아 새로운 삶의 지표로 삼아야 할 것은 정성과 성력을 다해 실천해야 함이 오늘날 어머니 되기는 쉬우나 어머니 구실하기가 어려운 이 시대에 우리들이 우리 겨레의 영원한 스승이요 어머니이신 신사임당의 얼을 선양하는 도리가 아니겠는가?

이러한 신사임당은 2009년 6월 23일 한국은행이 발권한 우리나라 최고액권 5만원의 화폐인물로 선정되어 5천원권의 율곡이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유일의 모자 화폐 초상인물로 선정되었다.